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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lse4735     제목 : 봄산행 1.     첨부 :     내용 : 아침에 이것 저것 참견하다가 조금 늦어 거실만 간단히 청소기 돌리다가 와이프에게 사면받고 급히 나가 전철을 타고 수유역 1번 출구에 도착하니 10시 26분! 아무도 오지 않았을 것 같은 예감.......... 단독산행이라!!!!! 김밥이나 한 줄 사려고 했더니 훼미리마트 외에는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 백련사 입구에서 사려고 그냥 10시 45분 쯤 1번 마을버스를 타고 백련사 입구에 내리니 이 곳 역시 김밥은 없네요. 찬찬히 살펴보니 삶은 계란이 눈에 띠어 물어보니 1,000원에 3개... 배낭에 넣고 천천히 진달래능선을 향해 오르는데... 왜 이렇게 다리가 무거운 지.. 지난 주 청계산 등반 때 생겼던 종아리에 알배긴 것이 다시 도지는 건지, 난생처음 해보는 단독산행의 외로움이 한꺼번에 다리로 쏠리는 건지 등반 처음부터 힘이 들더이다. 황사가 온다 해서인지 등산객도 별로 보이지 않고 드문드문 앞서가는 사람들의 뒷모습과 발밑을 보며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니 어느새 진달래능선에 올랐습니다. 말이 진달래능선이지 진달래는커녕 파릇파릇한 풀 한 포기 없이 메마른 가지만 앙상한 것이 아직은 좀 이른 것 같습니다.(진달래가 만발하면 정말 이뻐요~) 이제 대동문(약 800m?)을 향해 오르는데 우이동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도 합세하여 제법 등산로가 붐비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약 7m 정도 되는 자일(?)도 타고 백운봉, 인수봉 그리고 만경봉 등을 올려다 보니 산세로 보나 뺨을 스쳐가는 바람으로 보나 역시 청계산보다는 한 수 위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접근성으로 보나 산세로 보나 여러 모로 보아서 가히 남한 최고의 산이라 칭하고 싶습니다.) 대동문에 올라 작년 등반대회에 올랐던 누대에서 준비해 온 커피와 삶은 계란 2개를 먹고 나서 시계를 보니 12시 10분 밖에 안됐더군요. 보국문으로 해서 정릉으로 내려가거나 대남문으로 해서 구기동 쪽으로 하산을 한다고 해도 1시 30분이면 충분히 내려갈 것 같고 그렇다면 혼자 막걸리를 먹고 있기도 좀 까리하고 해서 내친 김에 위문(대략 3km)으로 해서 구파발쪽으로 내려가기로 작정하고 방향을 튼 순간 눈 앞에 까마득히 위로 펼쳐져 있는 높은 돌계단에, 아니지 평소대로 보국문쪽으로 가야할까보다 하는 생각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그 때 저처럼 혼자 온 등산객 한 분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것 같은 그 하얀 돌계단 위로 뚜벅뚜벅 오르더이다. 나도 마치 자석에 끌리듯 그 뒤를 따라 한걸음 한걸음 올랐습니다. 막상 오르다 보니 금방 하늘 끝에 다다라 곧 평이한 산길이 나오더군요. 동장대를 지나 도선사쪽에서 올라오는 용암문에 다다랐습니다. 백운봉(약 1.5km) 팻말을 보며 계속 가다보니 산세가 점점 험해지면서 숨이 턱까지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발 아래 펼쳐진 장관!!! 북한산을 열차례 이상 올랐지만 그렇게 드넓은 계곡은 처음 보았습니다. 낙하산만 있다면 그냥 뛰어내리고 싶을 정도의 충동을 간신히 추스리며 위문에 닿았습니다. 시간을 보니 1시 20분 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어서 인지 황사 덕인지 백운봉을 오르는 사람이 그닥 많지 않았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백운봉에 오르기로 하고 천천히 발길을 옮겼습니다. 오사카 6기까지는 모두 백운봉에 올라 태극기 밑에서 사진을 함께 찍었고 장주임과 김재은 주임은 올랐던 것 같기도 하고 바로 밑에 까지만 간 것 같기도 하고...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거짓말 조금 보태서 살을 에이는 듯한 칼바람에 저절로 지퍼를 끝까지 올리게 되더이다. 정상 한 귀퉁이에 앉아 마지막 남은 계란 하나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슬슬 내려오는데 한 여성 등반객(아마도 처음?)이 "야~ 하늘나라에 온 것 같다~" 는 감탄사에 나도 아래를 내려다 보니 그 동안 느꼈던 감회와는 확실히 다른 840m 고공에서 보는 짜릿한 감흥에 어깨쭉지에 소름이 돋는 듯 했습니다. 재작년 계룡산 정상에서 보았던 느낌과는 다르게 산 밑의 아파트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더이다. 하산길에 도토리묵과 해물파전 그리고 막걸리가 참 먹고 싶더이다. 단독산행이 주는 장점은 내 페이스대로 발길 닿는대로 갈 수있다는 것, 2kg 감량 후 포식으로 인한 1kg 증량이 없다는 것과 정말 산과 함께 충분히 느끼고 올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쓸쓸하고 외롭고 하산길에 눈과 입과 마음이 또 쓸쓸하다는 거!!!!!! 그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대동문을 지나 백운봉 그리고 정반대의 대서문을 지나 구파발 지하철에 이르니 4시가 넘었습니다.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단독산행이었습니다.........     민가 : 외롭지만 뜻깊은 산행이였으리라 봅니다^^사진도 혼자 다니며 찍는 맛이 또 다릅니다.허나 자주 하면 안된다는것!ㅎ 다음엔 함께 하겠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2008-03-17)     이름 :     * 최대5글자까지만 입력해주세요.     댓글쓰기 :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