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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제목 :     내용 : 날씨가 참 덥군요. ^^;; 이제 장마도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와 싸울 생각을 하니 더욱 에어컨이 절실해집니다. 특히나 7월중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일년중 디자인회사에겐 끔찍한 시기죠. 대부분의 광고주들이 추석전 자금이 묶이는 시기이며, 휴가기간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예전에 다니던 회사를 생각 해 보면 항상 이 시기에 사장님 눈치보면서 하루를 때웠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은 예전에도 잠깐 얘기한 기억이 나는데요, 디자인회사의 위기론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 해보려고 합니다. SERVICE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사전적인 의미로 보면 'SERVICE'는 '봉사, 노고, 수고, 돌봄, 용역, 시설, 사업...'등등으로 나옵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어디를 보아도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서비스=꽁짜'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우린 호프집에가서 종업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아..우리 이렇게 안주 많이 시켜먹었는데, 서비스 없어요?' 또 우린 어디에가서 무엇을 사던 이렇게 말합니다. '에이..이 만큼 샀는데, 이거 서비스로 주세요' 참...이상하지요. 왜? 왜? 서비스란 단어가 한국사람들에겐 '꽁짜'로 바뀌었을까요? 하긴 저도 어딜가도 저렇게 말을 하니 저라고 다르진 않죠. ^^ 문제는 이런 한국사람들의 개념으로 인해 디자인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디자인회사의 사업자등록증엔 업태가 서비스로 되어있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분명한 것은 서비스는 절대로 '꽁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비스는 누군가에게 수고를 해 준 분명한 '댓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은 디자인해서 밥 먹고 사는 디자인회사의 그 '디자인'을 한국적인 의미의 '서비스'로 치부 해 버린다는게 문제입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이미 몇 년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불과 십 수 년전만 하더라도 디자인의 부가가치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90년대초에 디자인회사 만들어서 돈 벌었다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1997년 IMF를 거치면서 2000년에 들어오면서부터 입니다. IMF라는 험한 산을 넘고 보니 회사의 자금관리에 헛점들이 들어났고, 그 부분을 회사의 마케팅, 홍보비에서 긴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광고주들은 더 이상 제작사 커미션에 대한 부분을 인정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인 순서가 광고주 -> 대행사(광고) -> 대행사(디자인) -> 제작사(인쇄) 로 진행하던 일들이, 광고주 -> 대행사(광고) : 광고대행사는 이제 진짜! 광고만 합니다. 광고주 -> 대행사(디자인) -> 제작사(인쇄) 였다가 점점... 광고주 -> 대행사(디자인) 광고주 -> 제작사(인쇄) 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광고주들은 중간에서 일만 중계 해 주는 대행사들의 몫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걸 계기로 인쇄소들이나 제작사들의 엄청난 호황을 맞게 됩니다. 문제는!!! 광고대행사들은 굳이 제작일을 하지 않아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미디어광고를 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대행사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더 이상 디자인의 부가가치도 없고, 제작에서의 마진도 남길 수 없는 정말 불쌍한 신세로 전락하게 됩니다. 요즘 들어 일명 '갑'이라 불리는 각 광고주의 홍보팀에 젊은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들은 이제 더 이상 홍보과나 디자인과를 나와 죽어라 고생만 하는 '을'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작은 곳이라도 오더를 주고 일을 시키는 '갑'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인해 점점 젋은 디자이너들은 '갑'이 되고자 몸부림을 치고, 디자인 인력은 없고, 부가가치는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어린 '갑'들은 실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을'회사를 다루면서 생기는 많은 트러블을 고스란히 디자인대행사에서 맡게 됩니다. 그로인해 현재 디자인대행사는 엄청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더 이상 광고주는 디자인의 부가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며, 많은 수량의 제작물(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는)은 인쇄소와 직접 거래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많은 인력이 필요한 디자인회사는(디자인은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더 이상 제작에서 마진을 남길 수 없으니 죽어라 디자인으로만 돈을 벌어야 하는 딱한 처지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제가 다니던 바로 전 회사가 딱 그런 상황인데요. 이 회사 사장님은 회사를 만드신지 벌써 17년이 되었으며, 연세도 57세이십니다. 점점 젊어만 지는 광고주를 직접 만날 수도, 만나기도 꺼려하기에 영업도 못 하시죠. 직원이 자그마치 디자이너만 9명이며, 기획,영업이 3명, 카피라이터가 2명, 경리가 한 명입니다. 거기에 사장님과 실장님까지 합치면 17명으로 디자인회사 치고는 상당히 큰 수준의 회사입니다. 매 달 고정 지출액이 8천만원이 나가기 때문에 한 달에 일억을 벌었다고 하면 바로 적자구요. 이억을 번다고 하더라도 2억-8천만원-제작비60% 하면 고작 남는 돈이 이,삼천만원입니다. 요즘같은 때에 디자인회사가 한 달에 이억을 한다는 건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더한 건 이 회사의 매출이 연 이십억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작년 매출이 18억정도였으니 올 해는 더 어려울겁니다. 몇 년전 LG전자 트롬세탁기 브로셔 비딩이 있어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디자인시안을 보드로 준비해서 담당자에게 전달 한 후 가려고 하는 데, 옆 회의실이 갑자기 분주 해 지길래 들여다 봤습니다. 다름아닌 트롬세탁기 POP 비딩이였습니다. 대략 4~5개 업체들이 자기들이 만든 POP샘플과 아이디어들을 보여주느라 바빴습니다. 전 그것을 보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우린 이 브로셔를 만들면 디자인비로 얼마를 받을까? 많이 받아야 500만원 정도겠지? 하지만 저들은 저 POP를 하면 얼마를 받을까? 전국 할인점, 백화점에 다 깔겠지? 최소 억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POP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들은 인쇄소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였으며, 디자인대행사에게 하청을 받아서 하던 업종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더 이상 디자인대행사의 아래가 아닙니다. 그들도 광고주와 직접 일을 하고 더 이상 디자인대행사에게 하청을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 비딩을 따냈던 POP회사는 직원이 불과 6명이며, 일년 매출이 자그마치 36억이라고 합니다. 위의 회사와 엄청난 비교가 되는걸 아시겠죠? 이 POP회사는 매 년 한번씩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한 답니다. --; 17명 -> 18억 (일인당 년매출 1.05억/일인당 한달 매출 880만원) 6명 -> 36억 (일인당 년매출 6억/일인당 한달 매출 5,000만원) 하지만, 디자인대행사에게도 희망은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디자이너라는 작가주의적인 환상에서 탈피하여, 여러가지 디자인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조만간(최소 5~6년안에) 현재 디자인대행사는 20%정도도 남지 못할 것이며, POP회사, 인쇄소, 제작사 등이 디자인력을 키워서 디자인대행사를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한국은 외국과 너무나 달라서 외국의 인식은 디자인 부가가치 > 제작 이라는 공식인데, 한국만 유독 제작 > 디자인 부가가치 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어처구니 없는 퀼리티도 괜찮다는, 나라 전체의 퀼리티를 떨어뜨리고 있는겁니다. 더 이상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폼이나 잡고 책상 앞에서 생각만으로 부가가치를 누리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활발한 영업력과 디자인실력, 거기에 확장된 제작 아이템으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정말이지 커다란 위기가 올 것이며, 이미 왔습니다.     첨부 :        비밀번호 :